1. 다발성근염의 정의와 원인
다발성근염은 주로 몸의 큰 근육들, 특히 팔과 다리의 근력을 점차 약화시키는 만성 염증성 근육질환입니다. 면역계의 이상 반응에 의해 자신의 근육 세포를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분류됩니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소인, 바이러스 감염, 면역계 이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바이러스 감염 후 염증성 근육질환이 발병하는 경우가 보고되고 있어, 외부 병원체에 대한 면역반응이 근육을 자가 공격하는 형태로 전환되는 것이 주요 발병 기전으로 추정됩니다. 여성에게서 남성보다 더 많이 발생하며, 주로 30~60대에서 호발합니다. 이외에도 특정 약물이나 독소 노출이 발병을 유발할 수 있으며, 드물게 암과 관련되어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발성근염의 발병 기전 중 하나로는 세포 매개성 면역반응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즉, 체내의 T세포가 근육세포를 외부 침입자로 오인하고 공격하면서 염증 반응이 지속적으로 일어납니다. 이 과정에서 근육세포의 손상이 반복되어 결국 근육 위축과 약화로 이어지게 됩니다. 또한 특정 자가항체가 혈액 내에서 발견되기도 하는데, 이는 다발성근염의 진단에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유전적 요인 외에도 환경적 요인, 예를 들면 특정 약물 사용(스타틴계 약물 등), 자외선 노출, 흡연 등이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특히 일부 환자에서는 종양과의 연관성이 발견되기도 하여, 50세 이상에서 갑작스러운 근력 약화가 발생할 경우 암성 근염 여부에 대한 정밀 검사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다발성근염의 원인들은 단일 요인보다는 복합적인 요소들이 상호작용하여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개별 환자에 대한 맞춤형 진단과 원인 규명이 중요합니다.
2. 주요 증상과 임상 양상
다발성근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점진적인 근력 약화입니다. 특히 엉덩이, 허벅지, 어깨, 팔 등의 근위부 근육에서 처음 증상이 시작됩니다. 환자는 계단 오르기, 의자에서 일어나기, 팔을 머리 위로 올리는 등의 일상 동작이 점점 어려워집니다. 근육통이나 압통이 동반될 수 있으며, 피로감이 심하게 나타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일부 환자는 목 근육이 약해져 고개를 들기 힘들어 하거나, 호흡근 약화로 인해 호흡 곤란을 겪기도 합니다. 식도 근육의 침범 시에는 연하곤란(삼킴곤란) 증상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드물게 피부발진이 동반되는 경우는 피부근염(dermatomyositis)으로 구분되지만, 다발성근염에서는 피부 증상 없이 근육 약화만 단독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다발성근염의 근력 약화는 대개 서서히 진행되지만, 일부 환자에서는 몇 주 내 급격히 악화되기도 합니다. 초기에는 근육통이 단순한 피로로 오인되기 쉽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어렵습니다. 일반적으로 대칭적인 근력 약화가 나타나며, 한쪽만 심하게 약해지는 경우는 드뭅니다. 장기간 방치할 경우 근육 위축과 체중 감소로 이어질 수 있으며, 움직임의 제한으로 인해 관절 구축(굳음)도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일부 환자는 체온 상승, 식욕 부진, 체중 감소 등의 전신 증상도 경험합니다. 염증이 심한 경우에는 혈액검사에서 염증수치(CRP, ESR) 상승도 관찰됩니다.
더 나아가 호흡기 합병증의 위험성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횡격막이나 늑간근 등 호흡에 필수적인 근육이 침범되면, 폐활량 감소 및 호흡부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인공호흡기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이를 수 있습니다. 일부 환자에서는 심근 침범으로 인해 부정맥, 심부전 등의 심장 합병증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임상 양상 때문에, 증상 발생 초기에 근력저하 외에 전신 상태의 변화에도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합니다.
3. 진단 방법과 검사 절차
다발성근염 진단은 여러 가지 임상적, 검사적 소견을 종합하여 이루어집니다.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환자의 증상과 병력 청취입니다. 근육 약화의 정도와 진행 속도, 통증 여부, 다른 자가면역질환의 병력 유무 등을 자세히 확인합니다. 이후 혈액검사를 통해 근육 효소 수치(Creatine Phosphokinase, CPK; Lactate Dehydrogenase, LDH; Aspartate Transaminase, AST; Alanine Transaminase, ALT 등)가 상승하는지 확인합니다. 이러한 효소들은 근육 손상 시 혈액 내에 증가하므로, 진단의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근전도검사(EMG)는 근육의 전기적 활동 이상 여부를 평가하는데 사용됩니다. 다발성근염 환자에서는 비정상적인 자발전위와 함께 짧은 지속 시간의 저전압 다중상 전위가 관찰될 수 있습니다. 자기공명영상(MRI)은 염증 부위를 시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 병변의 위치나 범위를 확인하고 근육 생검 부위 선정에도 도움을 줍니다.
가장 확진적 방법은 근육조직 생검입니다. 생검을 통해 근섬유의 괴사, 재생, 염증세포 침윤, 섬유화 여부 등을 현미경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형적인 병리 소견으로는 근섬유 내 림프구 침윤과 근세포의 퇴행성 변화가 보입니다. 이 과정에서 비침습적인 검사로 진단이 어려운 경우, 반드시 생검이 필요합니다.
최근에는 자가항체 검사도 중요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항체로는 Anti-Jo-1, Anti-Mi-2, Anti-SRP 등이 있으며, 이는 진단뿐 아니라 예후 예측에도 유용합니다. 예를 들어 Anti-Jo-1 항체가 양성일 경우 간질성 폐질환 동반 가능성이 높습니다. 영상검사로는 흉부 CT나 폐기능검사도 진행하여 폐 합병증 여부를 평가합니다. 또한 심장 초음파, 심전도 등을 통해 심근 침범 여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감별진단으로는 근디스트로피, 갑상선 기능 이상, 스테로이드성 근병증, 대사성 근육질환 등이 있으므로 이들과의 구분이 필수적입니다. 진단 과정은 보통 류마티스내과, 신경과, 재활의학과 등의 협진을 통해 이루어지며, 다양한 검사 결과를 종합해 최종 진단이 내려집니다.
4. 치료 방법과 관리 전략
다발성근염의 치료 목표는 근육 염증을 억제하고 근력을 회복시키며 기능장애를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1차 치료는 스테로이드 계열 약물인 프레드니솔론(prednisolone) 투여입니다. 고용량으로 시작하여 증상 호전에 따라 점차 용량을 감량합니다. 증상 조절이 어렵거나 스테로이드에 대한 부작용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면역억제제인 메토트렉세이트(methotrexate), 아자티오프린(azathioprine),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cyclophosphamide) 등이 병용됩니다.
최근에는 면역조절 생물학적 제제인 리툭시맙(rituximab)이나 정맥용 면역글로불린(IVIG) 투여가 일부 난치성 환자에서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치료 반응이 없거나 재발 위험이 높은 경우, 약물 조합이나 치료 전략 변경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약물치료와 더불어 재활치료도 매우 중요합니다. 초기에는 관절 구축 예방과 통증 완화를 위해 가벼운 스트레칭과 범위운동(range of motion exercises)이 필요하며, 이후 근력 강화와 지구력 회복을 위한 단계별 운동 프로그램이 시행됩니다.
또한 영양 상태를 관리하는 것도 필수적입니다. 고단백·고열량 식단은 근육 회복에 도움이 되며, 장기적인 스테로이드 사용으로 인한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칼슘과 비타민 D 보충도 필요합니다. 일부 환자는 스테로이드로 인해 혈당 상승, 혈압 증가, 위장 장애 등의 부작용을 겪을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관리가 필수적입니다.
특히 감염 위험이 높아지는 면역억제 치료 과정에서는 정기적인 감염 스크리닝과 예방접종(예: 독감, 폐렴구균)이 권장됩니다. 폐기능 저하가 동반된 환자는 호흡재활치료와 산소치료가 필요할 수 있으며, 연하장애가 심한 경우에는 경관영양 등 영양공급 방법의 변경이 고려됩니다. 또한 장기 투약이 필요한 경우,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간·신장 기능 검사를 통해 약물 독성을 사전에 예방해야 합니다. 심리적 지원도 중요하여 환자 교육 프로그램, 상담 치료, 자조모임 등을 통해 정서적 안정을 돕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5. 예후와 장기 경과
다발성근염의 예후는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치료를 시작한 지 수개월 이내에 대부분의 환자는 근력 회복과 염증 감소를 경험하지만, 일부 환자에서는 증상이 만성화되거나 반복적으로 악화될 수 있습니다. 조기에 적극적인 면역억제 치료를 시행할 경우 장기적인 기능장애를 예방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집니다. 그러나 치료 반응이 늦거나 부적절할 경우, 근육의 섬유화와 위축이 진행되어 영구적인 운동장애가 남을 수 있습니다.
특히 폐섬유화, 간질성 폐질환 같은 폐 합병증이 동반된 환자들은 호흡부전 등의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더욱 면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일부 환자는 심근염이나 심부전, 부정맥 등의 심장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장기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연하곤란이 심한 경우 영양실조나 흡인성 폐렴 위험도 증가합니다.
또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다발성근염과 특정 악성종양의 연관성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특히 50세 이상에서 갑작스러운 근력 약화가 나타나는 경우 암성 근염 가능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 경우 정기적인 종양 표지자 검사나 영상검사를 통해 암 발생 여부를 조기에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장기적으로는 면역억제 치료로 인한 감염 위험, 골다공증, 고혈압, 당뇨병 등의 약물 관련 합병증 관리도 병행해야 합니다. 일부 환자는 장기간의 재활 치료와 물리치료가 필요하며, 삶의 질 유지와 사회복귀를 위해 다학제적 관리가 요구됩니다. 또한 심리적인 측면에서도 만성질환에 대한 스트레스, 우울증, 불안장애 등이 동반될 수 있으므로 정신건강 관리도 중요합니다. 최근에는 환자 맞춤형 치료 계획과 개인별 예후 예측을 위한 바이오마커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6. 생활 관리 및 환자 자기관리 팁
다발성근염 환자는 일상생활에서 근육 무리와 과도한 피로를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근육 손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 물리치료사나 재활의학과 전문의의 지도 아래 단계별 맞춤 운동을 해야 합니다. 초기에는 관절 유연성 유지와 근육 긴장 완화를 위해 가벼운 스트레칭과 범위운동(range of motion exercises)이 권장됩니다. 증상이 호전되면 점차 근력 강화 운동과 지구력 훈련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영양 관리도 필수 요소입니다. 근육 재생과 회복을 돕기 위해 단백질 섭취를 충분히 하고, 비타민 D, 칼슘, 오메가-3 지방산 등 항염증 효과가 기대되는 영양소를 보충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스테로이드 장기 복용 시에는 혈당, 혈압, 체중 증가, 골다공증 같은 대사성 부작용 예방을 위한 생활 습관 관리가 필요합니다. 규칙적인 식사, 저염식, 저당 식단이 권장됩니다.
면역억제 치료를 받는 환자는 감염 예방에도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독감 백신, 폐렴구균 백신 접종은 필수이며, 감기나 기타 감염성 질환에 노출되지 않도록 외출 시 마스크 착용, 손 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다발성근염 환자는 심리적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으므로 우울증, 불안 장애 같은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한 관심도 필요합니다. 필요 시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이나 심리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사회적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가족의 이해와 지지, 직장 동료 및 친구들의 협조가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큰 도움이 됩니다. 환자 스스로도 자신의 병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정기적인 통원 치료와 약물 복용을 성실히 지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증상이 악화될 조짐이 보이면 즉시 주치의와 상담해야 하며, 자가 증상 모니터링 일지를 작성해 치료 경과를 스스로 관리하는 것도 권장됩니다. 더불어, 각종 온라인 환자 커뮤니티나 자조 모임에 참여해 정보 교류와 정서적 지지를 받는 것도 심리적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