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당뇨병성 케톤산증이란 무엇인가?
당뇨병성 케톤산증(DKA)은 인슐린 결핍으로 인해 체내 에너지 대사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혈액 내에 케톤체가 과도하게 축적되면서 생기는 급성 합병증입니다. 주로 제1형 당뇨병 환자에게서 발생하지만,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도 심한 스트레스나 감염, 외상, 약물 복용 등의 요인으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인슐린 부족 상태에서는 포도당이 세포 내로 들어가지 못하고, 몸은 이를 에너지 부족 상태로 인식해 지방을 분해하기 시작합니다. 이때 생성된 지방산은 간에서 케톤체로 전환되고, 이것이 혈액에 축적되면 혈액의 산성도가 높아지는 산증 상태가 됩니다. 케톤산증은 혈당 상승과 케톤체 증가, 대사성 산증이라는 3가지 주요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의식 저하, 혼수상태, 심지어 사망에 이를 수 있으므로 조기 발견과 치료가 매우 중요합니다.
DKA는 대부분 빠르게 진행되며, 초기 증상을 간과할 경우 몇 시간 안에 중증 상태로 악화될 수 있습니다. 특히 소아나 청소년 제1형 당뇨병 환자에게는 처음 당뇨병을 진단받는 계기로 DKA가 나타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반대로 제2형 당뇨병에서는 드물지만, 감염이나 수술, 급성 심혈관 질환 등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유발될 수 있습니다.
혈당이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체중이 감소하고 구토, 복통, 과호흡 등이 동반되면 DKA를 의심해야 합니다. 특히 SGLT2 억제제를 복용 중인 환자의 경우, 혈당이 크게 오르지 않은 상태에서도 케톤산증이 발생할 수 있어 ‘정상 혈당성 DKA’로 불리며 간과되기 쉽습니다. 의료진과 환자 모두 이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며, 조기 진단과 신속한 치료는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반복적인 DKA는 장기적인 예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2. 당뇨병성 케톤산증의 주요 원인
DKA의 주요 원인은 인슐린의 절대적 또는 상대적 부족입니다. 가장 흔한 원인은 당뇨병 치료의 중단이나 부적절한 인슐린 투여입니다. 특히 제1형 당뇨병 환자에게서 인슐린을 전혀 투여하지 않거나 용량을 갑자기 줄이는 경우, 신체는 급격히 대사 균형을 잃게 됩니다.
또한 감염, 외상, 수술, 심한 스트레스, 급성 심혈관 질환 등도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키고 스트레스 호르몬(예: 코르티솔, 에피네프린)을 분비시켜 DKA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임신, 음주, 특정 약물(예: 글루코코르티코이드, 티아지드계 이뇨제, 베타차단제)도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제2형 당뇨병에서도 심각한 감염이나 췌장염, 약물 유발성 인슐린 저항성이 동반되면 DKA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2 억제제(SGLT2i) 계열의 당뇨약이 ‘정상 혈당성 DKA’를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원인들은 단독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흔히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DKA를 유발합니다. 예를 들어, 감염에 의해 체내 대사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인슐린 용량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상대적인 인슐린 부족이 발생하고, 이는 곧 고혈당 및 케톤 생성으로 이어집니다.
또한 정신과적 질환이나 청소년기 환자에서 인슐린 치료에 대한 거부감, 복약 순응도 저하가 원인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경제적 문제나 의료 접근성 부족으로 인해 인슐린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는 상황도 주의해야 합니다. 더불어 만성 음주나 약물 남용도 DKA 발생 위험을 높이며, 특히 알코올성 케톤산증과 혼동될 수 있어 정확한 감별이 필요합니다.
결국 DKA는 단순히 약물 복용의 실패가 아니라, 환자 상태 전반에 걸친 문제와 밀접하게 연관된 대사 위기이므로, 전반적인 건강 관리와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예방은 단순한 인슐린 투여에 그치지 않으며, 정기적인 모니터링과 조기 경고 신호에 대한 인식이 핵심입니다.
3. 증상 및 임상 양상
당뇨병성 케톤산증(DKA)은 증상이 급격하게 진행되며, 초기에는 피로감, 과도한 갈증, 다뇨, 구역질, 복통, 근육통 등의 비특이적인 증상으로 시작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케톤체의 축적과 산혈증이 심해지면 구토, 심한 복통, 탈수 증상이 나타나고, 호흡은 깊고 빠른 형태(Kussmaul 호흡)로 변화합니다. 이 호흡은 체내의 산성화를 보상하기 위한 생리적 반응으로, 특징적인 DKA의 징후 중 하나입니다. 또한 입에서는 특유의 과일 냄새(아세톤 냄새)가 날 수 있으며, 이는 혈중 케톤체 농도가 증가했음을 의미합니다.
의식 저하가 발생할 경우 뇌부종이나 심한 대사성 산증, 전해질 불균형을 시사하는 위험한 신호로 간주됩니다. 이런 경우 신속한 중환자 치료가 필요합니다. 어린아이에서는 초기 증상이 성인보다 비특이적으로 나타나 구분이 어렵고, 소아는 뇌부종의 위험이 높아 더욱 긴급한 조치가 요구됩니다. 또한 노인에서는 탈수 증상이나 혼동 상태가 주로 나타날 수 있으며, 당뇨병이 진단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첫 증상으로 DKA가 발현되는 경우가 있어 의심이 중요합니다.
드물게는 흉통이나 호흡곤란으로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에게서 DKA가 발견되기도 하며, 이런 경우 심근경색 등의 심혈관 질환과 감별이 필요합니다. 한편, 복통은 케톤산증의 전형적인 증상 중 하나이지만, 맹장염이나 췌장염 등 외과적 질환과 혼동될 수 있어, 불필요한 수술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확한 감별 진단이 요구됩니다.
또한 체온이 정상 또는 저체온일 경우에도 감염이 동반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단순한 혈당 검사 외에 전신적인 평가가 필요합니다. 전해질 이상(특히 칼륨 감소)은 부정맥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심전도 감시도 중요합니다. 결국, DKA는 혈당 이상뿐만 아니라 신체 전반의 생리적 균형이 붕괴된 위기 상황으로, 다면적인 증상 감별과 빠른 대처가 생존에 직결됩니다.
4. 진단 기준과 필수 검사
당뇨병성 케톤산증(DKA)의 진단은 주로 임상 증상과 혈액 및 소변 검사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진단의 핵심 기준은 다음 세 가지입니다: 첫째, 고혈당(일반적으로 혈당이 250mg/dL 이상), 둘째, 대사성 산증(혈청 중탄산염 수치 18mmol/L 미만 또는 동맥혈 pH 7.3 미만), 셋째, 혈액 또는 소변에서의 케톤체 양성 반응입니다. 이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면 대부분 DKA로 진단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치료 계획이 수립됩니다.
혈액검사에서는 혈당, 혈청 케톤체, 전해질 수치(Na+, K+, Cl− 등), 혈청 삼투압, BUN/크레아티닌, 간기능 검사 등이 필수적입니다. 동맥혈 가스분석은 산증의 정도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pH와 HCO₃⁻ 수치를 통해 대사성 산증 여부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소변검사를 통해 케톤체와 포도당 농도를 확인함으로써 대사 이상 상태를 간접적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수치 확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탈수 상태의 심각성과 감염 여부, 장기 기능 손상 가능성 등을 함께 평가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고삼투압 상태가 동반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계산된 삼투압 수치를 분석하고, 혈액 농축 여부를 보기 위해 헤마토크릿(Hct) 수치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감염이 의심될 경우 백혈구 수치, CRP, ESR 등의 염증 지표를 확인하며, 필요시 혈액배양, 소변배양, 흉부 X선, 복부초음파 등의 영상학적 검사도 시행됩니다.
특히 전해질 수치 중 칼륨(K⁺)은 DKA 치료의 핵심 요소이므로 초기부터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혈청 칼륨이 정상으로 보이더라도 실제로는 체내 칼륨 고갈 상태일 수 있어, 치료 도중 급격한 저칼륨혈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인슐린 투여 전후 칼륨 수치 변화를 정밀하게 감시해야 합니다.
또한, 드물지만 정상 혈당을 유지하면서도 케톤체가 증가하는 '정상 혈당성 케톤산증(euglycemic DKA)'의 경우, 특히 SGLT2 억제제를 사용하는 환자에서 혈당만으로는 진단이 어렵기 때문에 혈청 케톤체와 산-염기 상태를 반드시 함께 평가해야 합니다. 초기 평가가 정확할수록 치료 방향도 명확해지며, 합병증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5. 치료 원칙과 응급 처치
당뇨병성 케톤산증(DKA)의 치료는 신속하고 체계적인 응급 처치가 핵심입니다. 치료의 3대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수액 공급을 통한 탈수 및 순환 혈류의 회복, 둘째, 인슐린 정맥주입을 통한 고혈당 및 케톤체 생성 억제, 셋째, 전해질 불균형(특히 칼륨) 교정입니다.
우선 생리식염수(0.9% NaCl)를 정맥으로 신속히 투여하여 혈액 순환을 안정화시키고, 조직으로의 산소 공급을 회복시킵니다. 이후 지속적인 인슐린 정맥주입을 통해 혈당을 서서히 낮추며, 케톤 생성을 억제합니다. 초기 인슐린 투여는 정맥으로 0.1단위/kg 속도로 시작되며, 혈당이 200mg/dL 이하로 떨어지면 포도당을 병합한 수액으로 전환하여 저혈당을 방지합니다.
이와 함께 칼륨 보충은 매우 중요합니다. 인슐린이 체내 칼륨을 세포 내로 이동시키기 때문에 치료 중 혈중 칼륨 농도가 급격히 저하될 수 있으며, 이는 치명적인 부정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초기 혈청 칼륨이 3.3mEq/L 이상일 때 인슐린을 투여하고, 3.3mEq/L 미만이면 인슐린 투여 전 칼륨 보충을 우선시합니다. 산증이 심각할 경우(pH < 6.9)에는 중탄산염 투여가 고려되지만, 일반적인 경우에는 권장되지 않습니다.
DKA 치료는 단순히 수치 정상화에 그치지 않고, 그 원인에 대한 근본적인 평가와 조치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감염이 원인일 경우 항생제 치료가 즉시 병행되어야 하고, 인슐린 치료 순응도 저하, 약물 중단, 심리적 문제 등도 상담과 교육을 통해 해결해야 합니다. 치료는 대부분 중환자실 또는 집중감시병동에서 이루어지며, 수시간 단위로 혈당, 케톤, 전해질, 산-염기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특히 소아나 고령 환자의 경우, 뇌부종이나 심부전 등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더욱 면밀한 감시가 필요합니다.
또한, 회복기에 접어들면 정맥 인슐린을 피하 인슐린으로 전환하고, 식사와 혈당 조절을 안정적으로 병행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이때 인슐린 전환 시기와 용량 조절을 잘못하면 재발 위험이 있기 때문에, 전환 과정에서 최소 1~2시간의 병행 투여가 권장됩니다. 전반적으로 DKA 치료는 생명 구조적 응급 개입인 동시에, 장기적인 당뇨병 관리를 위한 교육의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6. 예후와 재발 예방
당뇨병성 케톤산증(DKA)은 조기에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질 경우 대체로 회복이 가능하지만, 치료가 지연되거나 중증으로 진행될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통계적으로 DKA의 사망률은 1~5%로 보고되며, 특히 노인, 소아, 만성질환자, 또는 뇌부종이나 심한 전해질 불균형이 동반된 환자에게서 예후가 나쁩니다. 반복적인 DKA는 뇌와 신장 기능 저하, 심혈관계 손상 등 장기적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는 전체적인 당뇨병 관리 실패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DKA를 단순한 급성 합병증이 아닌 당뇨병 치료 과정 전반의 이상 신호로 받아들이고, 체계적인 교육과 관리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재발 예방을 위해서는 첫째, 인슐린 치료의 지속성과 적정 용량 유지가 필수적입니다. 많은 환자가 증상이 호전되면 자의적으로 인슐린 투여를 중단하거나 용량을 줄이는데, 이는 DKA 재발의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둘째, 혈당 자가 측정과 케톤체 측정 습관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거나 구토, 복통, 무기력 등의 증상이 나타날 경우, 소변 또는 혈중 케톤체를 측정하여 DKA의 초기 징후를 조기에 발견해야 합니다. 셋째, 감염, 수술, 스트레스, 약물 복용 변화 등 대사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에서는 인슐린 용량 조절과 의사의 조언이 필요합니다.
또한, 의료진은 환자와 보호자에게 DKA의 위험성과 조기 증상, 응급 대처법을 지속적으로 교육해야 하며, 이를 통해 환자의 인식과 자기관리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청소년이나 젊은 성인 환자의 경우, 심리적 불안정성이나 치료 거부감으로 인해 DKA가 반복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당뇨병 교육과 함께 정신건강 지원도 병행되어야 합니다. 최근에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활용한 혈당 모니터링 앱, 인슐린 펌프, 연속 혈당 측정기(CGM) 등의 보조 기기가 예후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개별 환자의 생활 방식에 맞춘 맞춤형 치료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는 것이 재발을 막는 핵심 전략입니다. 결국, DKA 예방은 단지 의학적 개입을 넘어, 환자 중심의 다학제적 접근과 지속적인 교육·지원 체계의 구축에 달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