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유암종이란 무엇인가?
유암종은 일반적으로 신경내분비세포에서 유래하는 종양으로, 폐나 위장관에서 흔히 발생하지만 드물게 유방에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유방에 생긴 유암종은 ‘유방의 신경내분비종양’ 또는 ‘유방의 유암종’이라 불리며 전체 유방암의 1% 미만을 차지하는 희귀한 종양입니다. 조직학적으로는 전형적인 유암종, 비전형적인 유암종, 신경내분비 암(grade 3)으로 분류되며, 이들은 모두 신경내분비 마커 (Chromogranin, Synaptophysin 등)를 발현합니다. 이러한 유암종은 호르몬을 분비할 수 있으나 대부분 유방에서는 기능성(호르몬 과다 분비로 인한 증상 동반)이 아닌 비기능성으로 나타납니다. 일반 유방암과는 다른 병리적 특성과 치료적 접근이 필요하므로 정확한 진단이 중요합니다.
유방 유암종은 2003년 WHO 분류 체계에서 ‘신경내분비 분화(neuroendocrine differentiation)’를 보이는 유방암으로 처음 공식 명명되었으며, 이후 2012년 WHO에서는 이들을 별도의 아형(subtype)으로 구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조직학적 특징뿐 아니라 생물학적 행동과 예후, 치료 반응까지 일반 유방암과 차별화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과거에는 진단 기술 부족으로 단순 유방암으로 오진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면역조직화학적 진단법의 발전으로 정확한 판별이 가능해졌습니다. 따라서 병리 전문의와 영상의학과, 외과 등의 협업이 필수적인 질환으로 평가됩니다.
2. 유암종의 발생 원인과 위험 요인
유암종의 발생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다른 신경내분비종양과 마찬가지로 일부 유전적 요인과 호르몬 관련 요인이 작용할 수 있다고 추정됩니다. 특히 신경내분비세포는 신체 여러 기관에서 발견되며, 이들이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면 유암종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유방에서 신경내분비세포의 존재는 오래전부터 알려졌지만, 이 세포가 어떻게 암화되는지는 아직 연구 중입니다. 또한 유방 유암종은 폐, 장 등 다른 부위의 유암종이 전이된 경우가 있으므로, 초발성(primary)인지 전이성인지 구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반적인 유방암과 마찬가지로 고령, 에스트로겐 노출 증가, 가족력 등도 위험 인자로 고려될 수 있으나, 유암종의 특수성으로 인해 명확한 인과관계는 아직 확립되지 않았습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유방 내 특정 유전자의 변이나 신경내분비 분화와 관련된 분자적 경로가 유암종 발생에 관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RET, MEN1, TP53 등의 유전자 이상은 다른 내분비 종양에서도 발견되며, 유방 유암종에서도 일부 연관성이 보고된 바 있습니다. 또한 호르몬 수용체 양성(ER/PR)의 비율이 일반 유방암보다 높다는 점에서, 호르몬 환경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더 크게 받을 수 있습니다. 환경적 요인으로는 방사선 노출, 장기간의 호르몬 치료, 비만 등도 유방암의 일반적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으나, 유암종에 특이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제한적인 연구 결과만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향후에는 유전적 소인, 분자생물학적 기전, 생활 습관 요인을 통합적으로 분석한 연구가 더 필요합니다.
3. 유암종의 주요 증상 및 발견 경로
유암종은 대부분 무증상으로 시작하며, 정기적인 유방 검진이나 영상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기능성 유암종의 경우 혈중 세로토닌이나 다른 호르몬의 과다분비로 인해 안면홍조, 설사, 호흡곤란 등 ‘카시노이드 증후군(carcinoid syndrome)’이 동반될 수 있으나, 유방 유암종에서는 매우 드뭅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유방에 멍울이 만져지거나 촬영에서 결절이 확인되어 조직검사를 통해 진단됩니다. 크기가 작고 명확한 증상을 동반하지 않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어렵기도 합니다. 조직 검사에서 신경내분비 마커 양성 소견이 확인되면 유암종으로 진단되며, 이 과정에서 유방 외 다른 장기의 유암종과 감별이 필수적입니다.
일부 환자에서는 종양이 유관계(乳管系)에 가까이 존재할 경우 유두 분비물이 동반되기도 하며, 이 경우 혈성 분비물보다는 맑거나 희뿌연 분비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종양이 일정 크기 이상으로 자라면 피부 함몰, 통증, 부기 등의 일반 유방암 증상과 유사한 양상을 보일 수 있으며, 림프절 전이가 동반되면 겨드랑이 부위에 종대가 만져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 증상이 비특이적이거나 아예 없기 때문에, 조기 발견은 정기적인 유방 검진과 영상 검사에 크게 의존합니다. 최근에는 40세 이상의 여성에서 시행되는 국가건강검진의 유방촬영술이나 개인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무증상 유암종이 조기 진단되는 비율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병리 진단을 위해서는 조직검사와 면역조직화학 염색이 필수적이며, 기능성 여부 판단을 위해 혈액 내 호르몬 수치 측정이 병행되기도 합니다.
4. 영상 검사와 병리적 진단
유암종의 영상학적 진단은 일반 유방암과 비슷하게 유방촬영술(mammography), 유방 초음파, 유방 MRI 등을 활용하여 진행됩니다. 영상에서는 종양의 경계가 뚜렷하거나 덩어리 모양의 결절로 보일 수 있으며, 미세석회화를 동반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일반 유방암과 구분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또한 유암종은 촬영상 비특이적인 소견을 보이기 때문에, 단순 영상만으로는 일반 침윤성 유관암과 감별이 어렵습니다. 따라서 최종 진단을 위해서는 반드시 조직 검사가 필요하며, 특히 면역조직화학 염색을 통해 신경내분비 마커(Chromogranin A, Synaptophysin, CD56 등)의 발현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병리적으로는 종양세포가 단단하게 뭉쳐 있거나 띠 모양 배열을 이루는 특성을 보이며, 일반 유방암과는 다른 세포 형태를 보일 수 있습니다. 면역조직화학 염색 외에도 Ki-67 지수를 통해 종양의 증식도를 파악하며, 이는 예후 예측과 치료 전략 결정에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전형적인 유암종은 Ki-67 지수가 낮고 세포 이형성이 적어 비교적 양호한 예후를 보이지만, 고등급 신경내분비암의 경우 Ki-67이 높고 핵분열이 활발하게 나타나 빠른 진행을 보입니다. 최근에는 전신 PET-CT나 Ga-68 DOTATATE PET 검사와 같은 특수한 핵의학적 영상도 진단 및 전이 평가에 활용되고 있으며, 특히 다발성 병변이 의심되는 경우 유용합니다. 따라서 유암종의 진단은 단순 영상 검사와 병리조직 검사를 종합적으로 해석하는 다학제적 접근이 필요하며, 조직검사 결과의 해석에는 경험 많은 병리학자의 판단이 매우 중요합니다.
5. 치료 방법 및 예후
유방 유암종의 치료는 일반적인 유방암 치료와 유사하게 외과적 절제를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종양의 크기, 위치, 전이 여부에 따라 유방보존술이나 전절제술이 시행될 수 있으며, 림프절 전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감시 림프절 생검도 함께 이루어집니다. 병리학적으로 호르몬 수용체(ER/PR)가 양성인 경우 항호르몬 치료도 병행하며, 경우에 따라 방사선 치료와 항암 화학요법도 고려됩니다. 전형적 유암종은 비교적 예후가 좋으며, 비전형적 유암종이나 고등급 신경내분비암은 재발 및 전이 가능성이 높아 면밀한 추적관찰이 필요합니다. 특히 고등급 신경내분비암은 폐의 소세포암과 유사한 치료법이 적용되기도 합니다. 예후는 종양의 등급, 크기, 전이 여부에 따라 다양하게 달라집니다.
전형적 유암종은 비교적 느리게 자라고 전이율이 낮기 때문에, 수술 단독 치료로도 충분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비전형적 유암종은 조직학적 이형성이 더 뚜렷하고 증식 지표(Ki-67)도 높게 나타나므로, 보조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고등급 신경내분비암은 침윤성과 증식 속도가 매우 높아, 소세포암에서 사용하는 항암요법(cisplatin/etoposide 등)을 고려해야 하며, 생존율 역시 낮은 편입니다. 최근에는 신경내분비 종양에 특화된 표적치료제나 면역항암제도 연구되고 있으나, 유방 유암종에 대한 임상 적용은 아직 제한적입니다. 치료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해 호르몬 수용체 양성 환자는 타목시펜 또는 아로마타제 억제제 등의 내분비 치료를 수년간 지속하며, 정기적 영상검사와 혈액검사로 치료 반응과 재발 여부를 관찰합니다. 치료 후 생존율은 전형적 유암종의 경우 5년 생존율이 90% 이상으로 비교적 양호하지만, 고등급의 경우 50% 이하로 감소할 수 있습니다.
6. 재발 및 추적 관리
유암종의 치료 후에는 정기적인 추적 관찰이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비전형적 유암종이나 고등급 신경내분비암은 재발률이 높을 수 있어, 초기 치료가 끝난 이후에도 지속적인 영상 검사와 진료가 요구됩니다. 일반적으로 6개월에서 1년 간격으로 유방 검진, 영상 촬영, 필요 시 혈액검사를 시행하며, 다른 부위(간, 폐, 뇌 등)로 전이 가능성이 있는 경우 전신 스캔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또한 호르몬 수용체 양성인 경우 항호르몬제를 수년간 복용하며 재발을 방지합니다. 환자는 의사의 권고에 따라 정기 검진 일정을 철저히 따르고, 신체 변화가 감지되면 즉시 보고해야 합니다. 재발 시에는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등 다학제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추적 관리에는 영상 진단 외에도 생화학적 마커(예: 혈중 CgA, NSE 수치 등)의 모니터링이 포함될 수 있으며, 특히 기능성 유암종의 경우 호르몬 수치 변화가 재발의 조기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더불어 환자의 삶의 질 관리도 중요한 요소로, 장기 치료로 인한 부작용(피로감, 골밀도 저하, 호르몬 치료 관련 증상 등)에 대한 적절한 대처가 필요합니다. 최근에는 디지털 헬스 기술을 이용해 모바일 앱이나 원격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자가 관리 및 병원과의 연계를 강화하는 방식도 도입되고 있습니다. 고위험 환자의 경우 종양 전문의, 내분비내과, 영상의학과, 간호사 등으로 구성된 다학제 팀이 맞춤형 추적 전략을 수립하며, 환자의 심리적 부담을 덜기 위한 상담과 지지 서비스도 함께 제공됩니다. 특히 재발 가능성이 높은 고등급 유암종의 경우 3~5년 이내 집중적인 모니터링이 권장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