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폐선암이란 무엇인가: 정의와 분류
폐선암(폐의 선암)은 폐암 중 가장 흔한 조직형으로, 폐포나 기관지 점막의 선세포에서 기원하는 악성 종양입니다. 전체 폐암의 약 40~50%를 차지하며, 특히 여성이나 비흡연자에게서도 발생률이 높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러나 "폐선암"이라는 용어는 일반적인 선암(adenocarcinoma)뿐 아니라, 간혹 폐에 발생하는 희귀한 변형형 선암을 포함해 사용되기도 하며, 그중 하나가 다형성암(Pleomorphic carcinoma)입니다. 이는 비소세포폐암(NSCLC)의 아형으로 분류되며, 일반적인 선암 세포 외에 방추형(spindle cell) 또는 거대세포(giant cell) 같은 이형성이 심한 세포가 함께 존재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러한 이형성으로 인해 예후가 더 나쁘고 치료 반응도 달라질 수 있어, 정확한 조직학적 구분이 중요합니다.
일반적인 폐선암은 점액을 분비하거나 선조직 구조를 만드는 세포에서 기원하며, 말초 폐 부위에서 자주 발생합니다. 조직학적으로는 여러 아형으로 나뉘며, 대표적으로는 점액성 선암, 비점액성 선암, 침윤성 선암, 최소침윤성 선암, 인유두상(papillary) 선암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세포 분화 정도와 성장 방식에 따라 분류되며, 진단과 치료 예측에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반면, 다형성 폐선암은 고도로 분화되지 않은 암세포들이 포함돼 있어 세포 형태가 매우 다양하고, 침습성과 전이 가능성이 더 높은 경향을 보입니다.
또한 일반적인 폐선암은 분자생물학적 검사에서 EGFR, ALK, ROS1 등 특정 유전자 이상이 확인되는 경우가 많아 표적치료가 가능한 반면, 다형성암은 이러한 표적치료 반응률이 낮아 치료 전략 수립이 더 복잡합니다. 이처럼 폐선암은 외형상 유사해 보여도 세포조직학적, 분자유전학적, 임상적 측면에서 매우 다양한 스펙트럼을 지니고 있으며, 정확한 진단은 치료 성과와 생존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2. 폐선암의 원인과 위험요인
폐선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흡연이지만, 비흡연자에게도 높은 발병률을 보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여성과 아시아계 비흡연자에서 EGFR 유전자 돌연변이와 같은 특정 분자적 이상이 선암과 관련해 자주 발견됩니다. 전통적인 위험요인으로는 담배, 라돈 가스, 석면 노출, 대기오염, 가족력 등이 있으며, 이 외에도 만성 폐질환(예: COPD), 미세먼지(PM2.5) 노출 등이 위험도를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희귀한 다형성 폐선암의 경우에는 아직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흡연력 있는 중장년 남성에게서 상대적으로 많이 발견된다는 점이 보고되어 있습니다.
특히 흡연은 폐선암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이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알려졌지만, 발병 확률 자체는 여전히 유의하게 높으며, 비흡연자 선암은 유전자 돌연변이 비율이 매우 높은 특징을 보입니다. 예를 들어 EGFR 돌연변이는 아시아 여성 비흡연자 선암 환자에서 50% 이상에서 발견되며, 이는 표적치료의 적용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지표가 됩니다. 반면, KRAS 돌연변이는 서양 남성 흡연자 선암 환자에게서 더 자주 나타나고, 치료 반응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어 예후에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또한 석면 노출은 선암보다는 중피종과의 관련성이 잘 알려져 있지만, 장기간 노출 시 선암 발병에도 일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가 존재합니다. 라돈 가스는 자연방사성 기체로, 실내 누출 시 흡입을 통해 폐에 침착되며, DNA 손상을 유발해 비흡연자 폐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됩니다. 최근에는 실내 미세먼지, 조리 시 발생하는 기름 연기, 디젤 배기가스 같은 환경 요인들도 폐선암의 위험요소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처럼 폐선암은 환경적·유전적·생활습관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하는 질환으로, 단일 원인보다는 다중 위험요인을 관리하는 통합적 접근이 요구됩니다.
3. 증상 및 초기 발견의 어려움
폐선암은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습니다. 일반적으로 폐 기능이 크게 손상될 때까지 환자가 이상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흔한 증상으로는 만성 기침, 객혈(피 섞인 가래), 흉통, 호흡곤란, 체중 감소, 피로감 등이 있으며, 종양이 늑막이나 기관지로 침범하면 흉수가 차거나 기침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기침은 감기나 천식 등 다른 질환과 쉽게 혼동되기 때문에 폐선암의 조기 진단을 더욱 어렵게 만듭니다.
다형성 폐선암은 더욱 치명적인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종양의 성장 속도가 빠르고, 세포 이형성이 커서 조직 침윤력이 강하며, 발견 당시 이미 림프절이나 간, 뇌, 뼈 등으로 전이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부 환자에서는 단기간 내 급격한 증상 악화가 나타나기도 하며, 이로 인해 치료 가능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일반적인 폐선암은 2cm 이하의 작은 결절로 발견되기도 하지만, 다형성 폐선암은 진단 시점에서 이미 종괴가 크고 경계가 불분명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영상 검사에서도 다른 병변과 감별이 어려울 수 있고,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PET-CT나 조직 생검 같은 정밀 검사가 필요해집니다.
더불어 의료 접근성이나 건강검진의 지역 간 격차도 조기 진단을 어렵게 하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폐선암은 대부분 40대 이후 중장년층에서 발병하지만, 직장생활이나 일상에서 경미한 증상을 무시하는 경향도 높습니다. 정기적인 흉부 CT 검사를 받는 경우가 아니라면, 단순 엑스레이로는 선암을 놓치기 쉽기 때문에 위험요인이 있는 고위험군(예: 장기 흡연자, 직업성 노출자)은 저선량 흉부 CT를 통해 선제적 검진을 시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방과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일반인 대상의 폐암 인지도 제고와 국가 주도의 검진 확대가 필수적입니다.
4. 진단 과정과 병리학적 특징
폐선암의 진단은 영상 검사, 조직 검사, 분자 병리검사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가장 먼저 시행되는 검사는 흉부 엑스레이 또는 CT 촬영으로, 폐 내부의 종괴나 병변을 확인합니다. 폐선암은 말초부위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아 초기 X선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정밀한 평가를 위해 저선량 흉부 CT가 선호됩니다. 병변이 확인되면 정확한 진단을 위해 조직 생검이 필요하며, 기관지내시경, 경피적 바늘 생검, 혹은 수술적 생검 등을 통해 폐 조직을 채취합니다.
조직검사 결과는 병리학자가 현미경으로 확인하며, 폐선암은 일반적으로 선 구조를 이루는 세포들이나 점액을 분비하는 세포들로 구성됩니다. 병리진단에서는 TTF-1(Thyroid Transcription Factor-1), Napsin A 같은 면역조직화학 염색을 통해 선암의 특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표지자들은 폐선암을 편평세포암이나 전이암 등과 감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더불어 진단 과정에서는 암세포의 유전자 분석이 필수적으로 시행됩니다. EGFR, ALK, ROS1, BRAF, KRAS 등의 유전자 이상을 파악하는 분자 병리검사는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합니다. EGFR 돌연변이가 있으면 EGFR 표적치료제 투여가 가능하고, ALK 재배열이 확인되면 ALK 억제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반면, KRAS 변이는 표적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유형으로 예후가 다소 불량한 편입니다.
특히 다형성 폐선암의 경우 진단이 훨씬 까다롭습니다. 일반적인 선암 조직 외에 방추형 세포나 다핵 거대세포 등이 혼합되어 나타나기 때문에, 조직의 형태가 다양하고 불규칙하며 고배율에서 보이는 세포이형성이 심합니다. 이로 인해 단순한 세포 모양만으로는 다른 고등급 비소세포폐암이나 육종, 전이성 종양과의 감별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병리학자의 경험과 추가적인 면역조직화학 검사, 분자 분석이 병행되어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합니다.
종양이 이질적인 성격을 띠기 때문에, 일부 조직을 생검했을 경우 전체 병변을 반영하지 못하는 오진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폐선암, 특히 다형성암은 영상과 조직, 분자정보를 종합한 정밀 진단이 요구되는 대표적인 암종입니다.
5. 폐선암의 치료법: 일반형과 다형성형의 차이
폐선암의 치료는 환자의 병기, 전신 상태, 유전자 변이 여부에 따라 결정됩니다. 조기 발견된 1~2기 폐선암은 수술적 절제가 최우선 치료이며, 폐엽 절제술 또는 폐전절제술과 함께 림프절 절제술을 병행합니다. 수술 후 병리 결과에 따라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치료를 보조적으로 시행하기도 합니다. 3기 이상의 국소 진행성 폐선암의 경우, 동시 항암-방사선요법이 표준 치료로 권고되며, 이후 면역관문억제제(예: durvalumab)를 유지요법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4기처럼 전이된 폐선암의 경우, 치료는 전신요법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가장 중요한 기준은 분자 유전자 검사 결과입니다. EGFR, ALK, ROS1, BRAF, MET, RET, NTRK 등 특정 유전자 변이가 있는 경우에는 이에 맞춘 표적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EGFR 돌연변이 양성 환자에게는 오시머티닙(osimertinib), ALK 양성 환자에게는 알레센자(alectinib)와 같은 약물이 1차 치료제로 사용됩니다. 또한, 면역관문억제제인 pembrolizumab이나 nivolumab은 PD-L1 발현이 높은 환자에게서 효과를 보이며, 화학요법과 병용해 사용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다형성 폐선암의 경우 치료 전략이 더 어렵습니다. 이 아형은 표적 치료에 반응하는 유전자 변이의 빈도가 낮고, 기존 항암화학요법에 대한 반응률도 낮은 편입니다. 빠른 진행성과 높은 전이율, 조직의 이형성 때문에 표준치료 반응 예측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조직 내 면역세포 침윤이 적거나, PD-L1 발현이 극단적으로 높은 경우를 제외하면 면역치료의 효과도 제한적이라는 보고가 있습니다. 따라서 다형성 폐선암은 치료 반응을 예측할 바이오마커 탐색이 필요하며, 현재로선 면역항암제 단독 또는 병용치료, 임상시험 참여 등이 대안으로 고려됩니다.
또한 국소적인 통증 조절이나 기도 폐쇄로 인한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고식적 방사선치료, 기관지 스텐트 삽입, 진통 조절 등의 지지적 치료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환자의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가능한 한 장기 생존을 도모하는 방향이 치료 목표가 됩니다. 특히 다형성 폐선암은 진단에서 치료까지 다학제 팀의 협력이 필수적인 질환이며, 표준치료 가이드라인이 부족한 만큼 환자 개별 특성에 맞춘 정밀의료 접근이 강조됩니다.
6. 예후와 생존율, 환자 관리의 방향
폐선암의 예후는 병기, 조직형, 유전자 돌연변이 유무, 치료 반응, 전신 상태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달라집니다. 일반적으로 1기 폐선암은 5년 생존율이 60~70%에 달할 수 있지만, 3기 이상에서는 30% 이하, 4기 전이성 폐선암은 5년 생존율이 5~10% 수준으로 급격히 낮아집니다. 특히 다형성 폐선암은 일반형보다 훨씬 예후가 나쁘며, 빠른 성장속도와 높은 전이 가능성 때문에 평균 생존기간이 6~12개월에 불과한 경우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예후를 결정짓는 가장 핵심적인 요인은 조기 진단 여부와 유전자 분석 결과입니다. EGFR이나 ALK 변이 같은 표적치료 대상이 명확한 경우 치료 효과가 크지만, 다형성 폐선암은 그러한 분자표적이 불확실하거나 치료 반응이 낮아 예후가 더 나빠집니다. 또한 환자의 동반 질환, 체력, 면역 상태 등도 치료 지속 여부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에 따라 환자 관리는 단순한 암 치료를 넘어서는 다학제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치료 불응 또는 재발 시에는 적극적인 통증 조절, 호흡재활, 영양관리, 심리상담 등 완화의료적 접근이 매우 중요해집니다. 특히 말기 폐암 환자들은 신체적 고통 외에도 불안, 우울, 사회적 단절감을 겪기 쉬우므로, 가족과 의료진이 함께 돌봄계획을 수립하고, 환자의 의사결정 참여를 보장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환자 스스로도 자신의 치료 목표와 삶의 질에 대한 우선순위를 정립할 수 있어야 하며, 의료진은 이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치료 계획을 조율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면역항암제와 표적치료제를 결합하거나, 정밀의료 기반의 개인 맞춤형 치료 전략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또한 암 환자의 실시간 생체정보를 모니터링해 이상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는 디지털 헬스 기술도 연구 중입니다. 다형성 폐선암과 같이 고위험 환자군에 대해서는 표준 치료를 넘는 임상시험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국가 단위의 암 생존자 돌봄 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필요합니다. 결론적으로 폐선암의 치료는 생존률 향상뿐만 아니라, 환자의 존엄과 삶의 질을 중심에 두는 총체적 관리가 필요합니다.